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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추도비' 철거 앞두고 반대 집회…우익 단체 충돌

<앵커>

조선인 6천여 명이 강제노역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 군마현에는 이들을 추도하기 위한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일본 측이 내일(29일)부터 이 추도비 철거에 들어갑니다.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집회를 열었고, 우익 단체와 충돌도 벌어졌습니다.

도쿄 박상진 특파원이 현장 다녀왔습니다.

<기자>

[돌아가신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해 추도를 표하고 싶습니다.]

시민 100여 명이 일제히 고개를 숙입니다.

일제강점기 희생된 조선인 추도비 철거를 하루 앞두고, 마지막까지 이를 지키기 위해 나선 일본 시민들입니다.

한일 우호의 상징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나카지마/일본 시민 : 한일이 미래로 같이 걸어가기 위한 이정표라고 생각합니다. (추도비가) 절대 철거되어선 안 됩니다.]

철거 반대 집회 도중, 우익 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폭력혁명 집단은 해산하라]

추도비는 지난 2004년 시민단체 등이 노력한 끝에 군마현 현립공원에 어렵사리 설치됐습니다.

조선인 강제노역 동원 추도비

군마현에서는 조선인 6천여 명이 강제노역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억, 반성, 우호라는 문구가 적힌 추도비에는 과거를 반성하고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추도비 앞에서 강제동원이라는 정치적 발언을 했다며 현 의회가 설치 허가 취소를 의결했고 군마현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추도비 철거를 요구해온 우익 단체의 지속적인 압박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시민단체가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한 데다 2억 7천만 원가량의 철거 비용까지 청구당했습니다.

군마현은 추도비 철거 작업을 위해 앞으로 2주 동안 공원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군마현이 추도비 철거를 하기 위한 중장비를 쉽게 들여오기 위해 인근 나무를 대부분 베어버렸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반성하자는 추도비마저 강제철거되는 상황에서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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